허수아비 다인 전미야 들녘은 아직 젊은 청춘푸른 머리 휘날리며아이마냥 뛰어노는데세월에 취한허수아비는 계절 잊고길섶에 늘어서서패션 쇼를 한다너덜대는 하얀 바지총총히 구멍 난 밀짚모자깡통 든 품바에개구장이 꼬마예쁜 새악시 되어허허거리며 제멋대로 손짓한다심장도 쓸개도 없는알갱이 없는온 마을 허수아비 다 동원되어오가는 길손의 기쁨조 되니올 가을 황금빛 들판은뉘 있어 지키려나외다리에 몸 의지한 채하늘에 목화송이 그려가는 구름 위에아린 서러움 얹어새벽의 푸른 빛 가장자리만큼잃어버린 추억차마 놓지 못하고그 자리 지킨다.- 츨처: 서을시인대학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