다향 다인 전미야 내 창에 걸린 하늘우유를 풀어놓은 듯파랑도 하양도 아닌아지랑이 쪽빛 하늘을 유영하고봄바람은 겨울을 밀어내지만꽃가지는 시린 듯 움츠린 한나절따분함을 다향으로 지우려명상음악을 산책하며 다구를 안는다숙우에 물은 다 관을 채우고푸릇한 찻물 흐름을 타고숨을 죽여 차종으로 내려 앉아고요 속에 은은한 녹향을 채우니코는 향을혀끝은 맛을 음미하며사색에 잠겨 오늘을 거르니찻물 위에 긴 한숨 가라앉는다맘 안에 잦아드는 그리움심지되어 버티던 아픔까지차종에 피어나는 녹향으로 정화되어깊은 산골 맑음이고요 속으로 한 땀 한 땀퍼져간다.- 출처: 서울시인대학 -